10년간 보험료 꼬박꼬박 냈는데…산불 피해 ‘자린고비’ 보상금 '속 탄다'
━ 원문은 LA타임스 3월11일자 “They‘re being so stingy with everything. State Farm criticized for claims response” 기사입니다. 지난 1월 캘리포니아 알타데나 지역을 덮친 ‘이튼 산불’로 수많은 주택들이 불에 타 잿더미가 됐다. 자레드 프란츠 씨는 불길을 피해 가족과 반려견을 데리고 호텔 방에 머물며 집이 화마를 피하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다행히도 그의 집은 전소를 면했지만, 연기로 손상을 입어 거주가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다. 그러나 프란츠 씨는 예상치 못한 문제에 부딪혔다. 보험사 스테이트팜 제너럴(State Farm General)과의 보상 청구 과정이 매우 고통스럽게 길고 어려웠다. 보상청구 진행하는 동안 여러 차례 손해사정인이 교체되었으며, 주택 복구에 필요한 보상금 지급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난관에 부딪혔다고 토로했다. 그는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0년간 보험료를 꼬박꼬박 냈는데, 정작 필요할 때는 모든 보상에 인색하게 굴더군요”라고 말했다. “몇 시간씩 전화를 해도 아무 응답이 없었고, 이메일조차 받지 못했습니다.” 프란츠 씨와 같은 불만은 비단 그만의 문제가 아니다. 캘리포니아 최대 주택 보험사인 스테이트팜 제너럴은 2023년부터 캘리포니아 시장에서 점진적으로 철수하며 거센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해만 해도 이 보험사는 7만2000명의 가입자를 해지했으며, 그 중 상당수가 이번 화재 피해 지역인 퍼시픽 팰리세이즈와 이튼 산불 지역 거주자들이었다. 보험사가 입은 피해도 막대하다. 스테이트팜과 모기업인 스테이트팜 뮤추얼 자동차 보험사는 2월 26일 기준으로 1만1750건의 화재 및 자동차 사고 피해 보상금으로 22억 달러를 지급했다고 밝혔다. 특히, 스테이트팜 제너럴은 화재 피해 보상 총액이 79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재보험을 통한 조정으로 실질적 손실은 6억 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보험사의 적자는 결국 가입자에게 전가됐다. 스테이트팜 제너럴은 주택 보험료를 22% 인상하는 긴급 조치를 요청했으나, 캘리포니아 보험국 리카르도 라라 국장은 이를 거부하고 추가적인 재정 정보를 검토 중이다. 소비자 단체 ‘유나이티드 폴리시홀더스’의 공동 창립자 에이미 바흐 씨는 스테이트팜이 연기 피해 보상에 대해 지나치게 엄격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테이트팜은 협상도 없고, 논의도 없고, ‘이건 안 된다’라는 식의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결국 보험 가입자들은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한 채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에 대해 스테이트팜 측은 가입자의 불만을 개별적으로 논의할 수 없지만, “우리는 고객 서비스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정당한 보상을 신속하고 예의 바르게 지급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타데나 고급 주택 단지 ‘라 비나’에서 10년간 거주해 온 47세의 프란츠 씨는 보험사의 대응이 느리고 무책임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기 피해로 인해 환경 검사가 필요하다고 요청했으나 거절당했고, 결국 자비로 2000달러를 들여 독립적인 검사를 실시해야 했다. 검사 결과 집안 곳곳에서 그을음과 재가 발견되었지만 석면은 검출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스테이트팜은 별도의 검사를 다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보험사 지정 복구 업체 ‘서브프로(Servpro)’로부터 4만2000달러의 복구 견적을 받았으나, 독립 업체에 의뢰한 결과 복구 비용이 30만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우리는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제대로 복구하고 싶습니다.” 프란츠 씨는 강조했다. 또 다른 피해자인 55세의 사만다 보나 씨 역시 비슷한 경험을 했다. 그녀는 연기와 재로 뒤덮인 집을 복구하는 과정에서 보험사와 끊임없이 마찰을 빚었다. 초기 정착 지원금으로 단 1500달러를 받았을 뿐, 추가 생활비 지원은 거의 거부당했다. “그들은 소파 하나, 피자 한 조각까지도 따지며 보상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보나 씨는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그녀는 다락과 기어 다닐 수 있는 공간(crawl space)의 단열재 교체 비용으로 1만 달러의 견적을 받았으나, 스테이트팜은 단 1500달러만을 배정했다. 또한, 지붕 수리를 위해 132달러만을 지급하겠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취재에 나서자 보험사는 그녀에게 1만7000달러를 추가로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캘리포니아 보험국은 최근까지 약 200건의 산불 관련 보험 불만 신고를 접수했으며, 대부분이 초기에 손해사정인이 교체되는 과정에서 지연된 사례였다. 이에 따라 보험국은 “연기 피해 보상은 정당하게 처리되어야 하며, 보험사들은 피해 보상 협상에서 가입자들을 부당하게 압박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의 지침을 발표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제의 원인이 대형 재난 사태 발생 시 보험사들이 충분한 경험을 갖춘 손해사정인을 배치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퍼시픽 코스트 공인 보험 손해사정인협회의 회장 데니스 스제 씨는 “보험사들이 응급 상황에서 경험 없는 외부 손해사정인을 급하게 투입하다 보니, 지역 시장 가격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해 보상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테이트팜 제너럴의 보상 절차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LA 카운티 수퍼바이저 캐서린 바거는 3월 18일 연기 피해 보상 문제를 논의하는 온라인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바거의 대변인 헬렌 차베스 가르시아는 “주민들은 자신의 집이 거주할 수 없는 상태라고 느끼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글=로렌스 다르미엔토자린고비 보험료 보상금 지급 주택 보험료 캘리포니아 보험국